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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라는 괴물의 등장, 자동차가 컴퓨터 랜선(Ethernet)을 삼킨 이유

전통적인 자동차에서는 앞서 소개해 드린 간단한 LIN과 든든한 CAN 통신 정도만 있으면 제어기들의 통신 수요를 담당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엔진(ECU)과 변속기(TCU)가 몇 바이트짜리 수치 데이터를 주고받고, 정비소 진단기가 에러 코드를 읽어내며, 스마트 센서가 액추에이터에 가벼운 명령 신호를 내리는 수준은 CAN의 대역폭으로도 차고 넘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자율주행이라는 거대한 데이타괴물이 자동차안으로 들이닥치면서, 차내 통신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어지게 되었습니다.

1. 카메라와 레이더, 데이터량의 폭발

ADAS의 개념이 들어오면서 자동차에는 인간의 '눈'과 '귀'를 대체할 전방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초음파 센서들이 조립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엄청난 통신 병목 현상이 발생합니다. 기존의 센서들은 단순한 '온도'나 '압력' 데이터만 보냈지만, ADAS 카메라는 실시간 '고해상도 이미지(동영상)' 데이터를 쏟아냅니다.

이 방대한 비디오 스트리밍 데이터를 받아 실시간으로 프로세싱하고, 운전자 대신 파워트레인, 조향장치, 제동장치를 제어하는 초고속 지령을 내려야 하는데, 지난 30년간 뼈대로 써온 CAN이나 심지어 고속 통신이라는 FlexRay로도 이 무지막지한 이미지 전송 속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역부족이었습니다. 싱크로가 깨지는 수준이 아니라, 통신망 자체가 다운될 판이 된 것입니다.

2. 자동차 안으로 들어온 노란색 랜선, 차량용 이더넷(Ethernet)

이 용량 과부하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엔지니어들이 가져온 구원투수가 바로 우리가 집이나 사무실 컴퓨터에 꽂아 쓰는 랜선, 즉 '이더넷(Ethernet)' 프로토콜이었습니다. 아래의 설계 도면을 보면 현대의 자동차가 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굴러다니는 거대한 전자제품'이 되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측 끝단에 보이는 주행 관련 ECU 두서너 개만 있으면 차가 굴러갔지만, 이제는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ADAS 모듈이 신경망처럼 얽혀 있습니다. 여기서 노란색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컴퓨터 랜케이블과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진 차량용 이더넷 네트워크입니다.

차량 안에서 승객들이 대형 스크린으로 동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하거나, 차량 사방에 달린 고화질 서라운드 뷰 카메라의 영상을 메인 컨트롤러로 손실 없이 순식간에 보낼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 이더넷이라는 초고속 파이프라인 덕분입니다.

자동차내 통신망의 구조도


3. 기술의 융합, 그리고 거대한 장벽: 보안(Security)

이러한 눈부신 발전 속도로 볼 때, 자동차의 통신 방식과 스마트폰의 프로토콜, 그리고 일반 PC의 네트워크 장치들이 조만간 하나의 차내통신 회로로 융합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차에 타있든, 폰을 들든, 사무실 PC를 켜든 아무런 이질감 없이 하나의 동기화된 데이터 흐름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어제의 축복은 늘 새로운 숙제를 남기는 법. 

이 초연결 대동맥이 완성될수록 가장 치명적인 핵심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보안(Cybersecurity)'입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 PC가 해킹을 당하면 정보가 유출되거나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노이즈로 끝나지만(이것도 물론 아프지만), 달리는 자동차의 통신망이 해킹당해 외부의 괴한이 ECU나 제동 제어기를 강제로 오버라이드(Override)해 버린다면? 그것은 단순한 자산 손실을 넘어 탑승자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치명상을 입히는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로 갈수록, 이 초고속 통신망을 해커들로부터 어떻게 방어해 낼 것인가 하는 '보안 섹터'가 자동차 공학자들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내부의 통신방 발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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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진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지금의 자동차 제어기술의 발전과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적어본 칼럼입니다. 1.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의 재현, SDV가 맞닥뜨린 진통 SDV(Software Defined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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