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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종말과 모빌리티의 역습, 미래 자동차의 입지는 어떻게 변할까?

과거 젊은 남성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설레게 하던 물건은 단연 자동차였습니다. 매끄러운 바디 라인과 배기음은 나를 증명하는 하나의 상징(Status Symbol)이었고, 부의 척도였죠. 하지만 현대의 젊은 세대는 자동차가 아니라 스마트폰이 열어젖힌 가상 세계(Virtual World)로 모든 관심을 옮겨갔습니다.

자동차는 이제 나를 상징하는 심볼이 아니라, 그저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도와주는 간단한 '도구'로 격하된 것이 냉정한 사실입니다. 이 거대한 인식의 전환은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제조사, 특히 브랜드 이미지 만으로도 높은 마진을 남기던 고급차 제작사들에게는 수익성 붕괴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1. 23시간의 게으름, 소유 경제의 파산

냉정하게 따져보면 현재의 자동차 소유 구조는 극도로 비효율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루 24시간 중 단 1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23시간을 주차장에서 게으름을 피우며 감가상각만 뜯어먹고 있는 물건에 소비자가 수천만 원의 자산을 묶어둔 꼴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 소유개념의 변화를 나타낸 그림


전기차(EV)와 자율주행(AV)의 등장은 이 '소유의 종말'에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내가 차를 직접 운전할 필요도 없고, 충전과 정비마저 자동화된다면 자동차는 소유하는 '자산'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호출해서 쓰고 버리는 완벽한 '이동 서비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방편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부의 상징이라는 과거의 유산은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지는 셈입니다.

2. 미래 자동차의 적정 가격과 구조적 해체

그렇다면 소유가 사라진 시대, 자동차의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자산 가치가 붕괴한 미래의 차량 가격은 하드웨어 본체 값이 아니라 ‘시간당 이용요금’ 혹은 ‘소프트웨어 구독 가격’의 개념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소비자는 껍데기(자동차 샤시)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내부에서 누리는 가상 세계의 연결성, 즉 이동하는 시간 동안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써의 가치'에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며 결국, 하드웨어 판매가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이용모델이 새로운 현금 흐름을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3. 후방 산업(Aftermarket)의 대재편 시나리오

차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기계 부품이 전자기기로 변환되면서, 자동차 후방 산업의 생태계 역시 빠른 속도로 재편(Restructuring)될 수밖에 없습니다.

  • 동네 정비소의 종말: 오일 필터, 벨트, 플러그 등 내연기관 고유의 소모품 정비 수요가 제로에 수렴하면서 전통적인 메카닉들의 일자리는 완전히 해체됩니다.

  • 플릿 매니지먼트(Fleet Management)의 부상: 개인이 차를 고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수천 대의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24시간 통제·관리하고 배터리를 리사이클링하는 대규모 기업형 관리 조직이 모빌리티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합니다.

  • 데이터 및 데이터 보안 솔루션: 차량의 고장을 하드웨어 렌치로 잡는 것이 아니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차내 통신 보안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잡아내는 클라우드기반 사이버 보안 산업이 거대한 비지니스 모델로 자리잡게 될 됩니다.

자동차 Fleet 매니지먼트의 예를 그린 그림
현대적인 플릿 매니지먼트의 상상도
장인의 최종 결론

자동차가 가졌던 옛 세대의 뜨거운 로망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자동차의 소멸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동차는 기계라는 딱딱한 감옥을 탈출하여, 우리의 거실과 스마트폰, 가상 세계가 도로 위로 확장된 가장 완벽한 ‘모바일 거주 공간(Living Space)’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소유물을 파는 비즈니스에서 인류의 '움직임(Mobility)' 자체를 설계하는 거대한 인프라 산업으로의 대변혁이 전개됩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기계적 매력의 감소라는 팩트에 슬퍼할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 펼쳐질  초연결 모빌리티 시대를 내다보며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칼럼] DCAS의 출현으로 본 자동차 잔혹사와 기술 통합의 방향: SDV 시대,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이 던지는 메시지

38년간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진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지금의 자동차 제어기술의 발전과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적어본 칼럼입니다. 1.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의 재현, SDV가 맞닥뜨린 진통 SDV(Software Defined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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