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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의 탄생부터 EOP 이후 10년까지, 사회와 맺는 20년의 엄숙한 약속

단품이든 시스템이든 하나의 자동차 부품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기계적 스펙을 만족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사회와 맺는 거대한 약속과도 같은 약간은 숭고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 QG4의 통과와 SOP(양산 개시)의 웅장한 가동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가 개발하는 새로운 차종의 ECU(전자제어장치) 하드웨어와 그 내부에 탑재될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거대한 랠리가 시작됩니다. 개발 기간 동안 엔지니어들과 프로젝트 팀원들은 숱한 밤을 지새우며 빡센 일정을 소화하기도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짜릿하고 긴장감 넘치는 시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자동차, 자동차 부품의 개발과정 흐름도


그렇게 달려온 개발 기간의 최종 관문에서 엔지니어들은 QG4 (Quality Gate 4; 최종 양산 승인 품질 게이트)라는 엄격한 검증을 실시합니다. 이 게이트를 결점업이 통과해야만 비로소 이 부품과 시스템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양산 허락'을 획득하게 됩니다.

양산(Mass Production)이 시작된다는 것은 개발된 부품을 자동차 생산 라인의 택타임(Tact Time)에 맞춰 일년에 수십만 개, 많게는 수백만 개씩 결함 제로의 스펙으로 찍어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SOP (Start of Production; 양산 개시) 승인이 떨어지면 개발팀은 이후 6개월간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초기 양산 대응 체제'를 가동합니다.

이미 몸은 다른 선행 개발 조직에 속해 있을지라도 혹시나 모를 초기 양산 불량이나 리콜, 필드 클레임 등 돌발적인 사건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무사히 6개월이 지나면 프로젝트의 공과를 기록하는 LL (Lesson Learned; 교훈 분석)을 실시하고 팀원들은 헤어지게됩니다. 이때부터는 이 부품 혹은 시스템은 개발팀'의 손을 떠나 생산과 물류 그리고 품질팀의 손에 들어가게되며, 일반 고객들에게는 이들이 훨씬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게 됩니다.

2. EOP(양산 중단)와 글로벌 환경 해자, IMDS 시스템

시간이 흘러 해당 자동차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부품은 끊임없이 샌산라인으로 직행합니다. 마침내 차종의 단종과 함께 자동차 생산 공장으로 향하는 공급 라인이 차단되면서 EOP (End of Production; 양산 중단)를 선언하게 됩니다.

IMDS 의 예를 보여주는 그림


그러나 EOP 선언이 이 부품의 완전한 물리적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 표준(유럽 연합 규격)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엄격한 규정에는 양산이 중단된 이후에도 최소 10년 동안 의무적으로 해당 부품을 A/S(애프터마켓) 시장에 지속해서 공급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국내외 모든 완성차 및 부품 협력업체들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차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IMDS (International Material Data System; 국제 물질 데이터 시스템)라는 전 세계 자동차 부품 통합 풀에 등록하는 작업입니다.

  • IMDS의 데이터 매핑: 부품 번호와 세부 단품의 화학적 물질 성분, 중량, 재활용 가능 여부 등의 극도로 세부적인 정보 데이터를 완벽하게 입력해야만 글로벌 환경 규제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3.장인의 결론

결국, 자동차 부품 하나를 이 세상에 탄생시킨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제어기를 만드는 행위를 넘어, 전 세계 자동차 부품 통합 풀에 영구적인 족보를 등록하고 최소 20년(개발 3~5년 + 양산 5~7년 + 의무 A/S 10년) 동안 사회와의 약속에 기반하여 공급 및 관리하겠다는 엄숙한 서약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의 ECU 하드웨어와 한 줄의 소프트웨어 코드에 이르기까지, 시스템 및 부품 개발팀이 그토록 무거운 책임감을 유지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땀방울은 20년간 도로 위를 달릴 자동차와 탑승객을 안전하게 지키는 거대한 신뢰의 닻이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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