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의 회전수에 맞춰 공기의 리듬을 바꾼다, '가변 흡기 시스템(VIS)'의 매커니즘
엔진이 더 강력한 힘(출력)을 내뿜으려면 기본적으로 연소실 안으로 더 많은 양의 공기를 밀어 넣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공기가 들어오는 관로(흡기 파이프)의 지름을 무조건 크게 만드는 것입니다. 관이 넓어지면 저항이 줄어드니 공기가 많이 들어갈 것 같지만, 여기에는 엔지니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두 가지 상반된 변수가 존재합니다.
1. 무조건 넓은 파이프가 정답이 아닌 이유
첫째로, 공기 통로가 너무 넓으면 미세한 공기량 조절이 극도로 힘들어집니다. 자동차가 매번 최고 속도로 레이싱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때로는 정지(아이들링)해야 하고, 때로는 서행해야 하는데 관문이 너무 크면 완전 닫힘 위치에서도 틈새로 새어 드는 유량이 많아져 제어가 불안정해집니다.
그 때문에 보통 1,500cc ~ 2,000cc급 대중적인 승용차의 순정 스펙을 보면 통로 지름을 45mm에서 60mm 정도로 타협하여 설계합니다. 유량 확보와 정밀 제어, 두 기어의 적절한 타협점인 셈입니다.
두 번째 변수는 바로 '공기의 리듬(맥동)'입니다. 엔진의 실린더들은 순차적으로 흡기 밸브를 열고 닫으며 공기를 번갈아 빨아들입니다. 일정 박자로 밸브가 입구를 턱턱 차단하다 보니, 흘러가던 공기 흐름에도 파도와 같은 ‘맥동 현상(Pulsation)’이 생기게 됩니다.
군대 행진할 때 발맞추어 다리를 건너면 다리가 공명하듯, 이 공기 흐름의 리듬이 엔진 회전수(RPM)와 딱 맞아떨어지면 관성에 의해 실린더 안으로 예상치보다 훨씬 많은 공기가 밀려 들어갑니다(흡기 다이내믹 효과). 반대로 손발이 따로 놀듯 리듬이 어긋나면 오히려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2. 관로의 길이를 변속하는 '가변 흡기 시스템(Variable Intake System)'
그렇다면 엔진 RPM이 바뀔 때마다 공기의 리듬도 강제로 맞춰줄 순 없을까요? 철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고정된 파이프의 형상을 마구 늘렸다 줄였다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이 고안해 낸 방법이 바로 '가변 흡기 시스템(VIS)'입니다.
이 시스템은 엔진의 회전수와 스로틀 밸브의 개도량(열림 정도)을 컴퓨터(ECM/ECU)가 실시간으로 계측하다가, 흡기관 내부에 장착된 '흡기 제어 밸브'를 ON/OFF 하여 공기가 흐르는 파이프라인의 '경로(길이)'를 순간적으로 변속해 버립니다.
(a) 저속 회전 시 (Low RPM): 제어 밸브를 닫아 공기가 뱅글 돌아가는 '긴 경로'를 통과하게 만듭니다. 저회전 리듬에 맞게 공기의 긴 관성 기류를 만들어내어 저속 토크를 짱짱하게 확보합니다.
(b) 고속 회전 시 (High RPM): 엔진이 고회전으로 폭주하면 제어 밸브를 활짝 열어 공기가 실린더로 다이렉트로 꽂히는 '짧은 경로'를 개방합니다. 고회전의 빠른 박자에 맞춰 숨통을 짧고 굵게 열어줌으로써 다량의 공기를 실린더에 보내는 매커니즘입니다.
3. 완벽한 싱크로율, '가변 밸브 타이밍(VVT)'과의 기술 동맹
공기 통로의 리듬을 바꿨다면, 이제 공기를 받아들이는 문(Valve)의 리듬도 함께 동기화해야 백퍼센트의 효율이 나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아는 ‘가변 밸브 타이밍(VVT; Variable Valve Timing)’ 장치입니다.
엔진의 가동 조건에 맞춰 흡기/배기 밸브가 열리고 닫히는 타이밍 자체를 최적화된 각도로 변환해 주는 부품입니다.
특정 RPM 영역을 기준으로 밸브 타이밍을 1단, 2단 계단식으로 변경하는 방식도 있지만, 가장 완벽한 방법은 '연속적으로 밸브 타이밍을 조정(CVVT)'해 주는 방식입니다. 엔진 성능을 거의 전 구간에서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급 기계장치입니다.
시스템이 정교해질수록 부품 단가 전압이 비싸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연속적 가변 밸브 타이밍 장치까지 탑재된 차량이라면 현대적 자동차 기술 기준에서 최상급의 심장을 가진 명차라고 판단하셔도 무방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