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VL과 VVL
CVVL과 VVL: 엔진의 호흡을 자유롭게 제어하다
펌핑 손실을 줄이고 연비를 극대화하는 가변 밸브 리프트 기술
가솔린 엔진이든 디젤 엔진이든 자동차의 내연기관에는 '밸브(Valve)'라는 핵심 기구가 매립되어 있습니다. 이 밸브는 엔진 연소실 내부로 신선한 공기가 빨려 들어오는 흡기 통로를 마련해 주고, 연소 주기가 끝난 후 폐가스를 배기 매니폴드 밖으로 내보내는 출구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대부분의 엔진에서 이 밸브 장치는 고정된 형상의 '캠(Cam)'에 의해 기계적으로 구동되므로, 그 작동 범위와 열림 크기에 많은 전산·역학적 제한을 받게 됩니다.
인간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엔진 역시 하나의 동력을 발생시키는 장치이며, 이 동력의 크기는 주행 상황과 필요에 따라 미세하게 혹은 거대하게 조절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동력 조절의 가장 기초가 되는 물리량은 당연히 엔진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와 연료의 절대량이 됩니다.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뛰고 있을 때(예를 들어 군대에서 체력 시험을 볼 때)는 격렬한 심호흡을 하기 위해 입을 한껏 벌려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몸 안의 근육들이 산소를 마음껏 태우며 강한 근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조용히 산책을 하거나 걸을 때는 입을 다물고 코의 작은 숨구멍으로 들릴 듯 말 듯 가볍게 호흡합니다. 그 정도의 활동에는 적은 에너지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조깅을 할 때도 호흡량은 다소 커지지만 코 호흡 정도로 견딜 만합니다.
자동차의 엔진도 이 생리적 메커니즘과 완전히 같습니다.
많은 동력을 필요로 하는 가속 및 고부하 주행 시에는 밸브를 잔뜩 열어주어 공기가 실린더 안으로 맘껏 유입되도록 해야 하고, 공회전(Idle) 상태나 가벼운 정속 주행 시에는 밸브를 조금만 열어 필요한 만큼만 엔진 안으로 스며들게 하면 됩니다. 필요한 동력 상태에 정밀하게 매칭되지 않는 방만한 밸브의 열림은, 오히려 엔진의 펌핑 손실을 키워 애써 만든 동력을 까먹는 악영향을 줄 뿐입니다.
💡 가변 제어의 진화: 단계적 VVL에서 연속적 CVVL로
이러한 최적의 호흡 제어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이 바로 VVL(Variable Valve Lift · 가변 밸브 리프트) 장치입니다. 요구되는 동력 상태에 맞게 밸브가 열리는 높이(Lift) 자체를 능동적으로 조절하여, 엔진이 쓸데없이 호흡 저항으로 소비하는 유체역학적 동력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구현하는 기계적 메커니즘은 매우 다양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크게 분류해 보면, 저속용 캠과 고속용 캠을 배치하여 2가지 혹은 3가지의 고정된 높이로 단계별 제어만 가능한 장치(2 Point or 3 Points VVL)가 있으며,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주행 엔진 부하에 맞춰 무단으로 아주 조밀하고 다채로운 높이를 연속 구현할 수 있는 장치인 CVVL(Continuous Variable Valve Lift ·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 기술이 존재합니다.
위 도해는 가변 밸브 제어의 독보적인 이정표를 세운 BMW의 '밸브트로닉(Valvetronic)' 시스템입니다. 구조를 살펴보면, 밸브의 리프트 높이를 가변 조절하는 물리적인 구동력을 정밀 전기 서보 모터(DC Motor)로부터 공급받으며, 그 작동 맵 제어는 엔진 콘트롤 유닛(ECU)이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은 1990년대 중반부터 BMW 3시리즈를 시작으로 현재는 가솔린 전 차종에 걸쳐 폭넓게 롤아웃되었으며, 하드웨어 품질과 연비 개선 효과 측면에서 대단히 성공적인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장치를 인가하게 되면 전통적인 스로틀 밸브의 저항을 거치지 않고 흡기 밸브 자체의 리프트 양으로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질량 유량을 완벽하게 마음먹은 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CVVL(밸브트로닉) 시스템은 스로틀 밸브를 항상 활짝 열어두어 통로 저항을 없애고, 흡기 밸브가 열리는 틈새 크기 자체를 모터로 직접 미세 제어하여 숨을 쉽니다. 결과적으로 엔진이 숨을 들이쉬는 데 허비하던 불필요한 흡기 손실을 거의 완벽하게 거세할 수 있으므로 엄청난 연비 절감 효과를 보게 됩니다. 공식 공학 표준 문서에 의하면, 이 장치 하나만으로도 약 10%에 달하는 막대한 연료 소비를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역학적 효율을 쥐어짜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집념은 이 밸브트로닉 구조 외에도 제조사별로 매우 상이하고 기발한 형태의 가변 하드웨어들을 탄생시켰습니다. 각 메커니즘마다 장단점과 제어의 묘미가 다른데, 이 흥미로운 파워트레인 장치들의 파편들은 다음 칼럼을 통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