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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n Burn

Lean Burn, 희박 연소 엔진의 공학적 이면

이론 공연비의 한계를 깨는 성층급기와 디녹스 촉매 제어 메커니즘

때때로 TV나 신문 광고에 자동차의 연료 효율과 성능을 선전하기 위하여 “린번(Lean Burn)”이란 단어가 등장하곤 합니다. 린번이란 엔진의 연소실 안에서 연료를 태우는 하나의 새로운 제어 프로토콜을 말합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가솔린 엔진은 공기와 연료의 혼합기를 될 수 있는 한 이론 공연비(질량비 기준으로 공기 14.7 대 연료 1.0의 화학적 최적 비율)에 정확히 맞추어 실린더 안으로 들여보낸 다음, 여기에 스파크를 튀겨 혼합기를 연소시키는 방법을 택해 왔습니다. 반면에 린번이란 이 이론 공연비보다 훨씬 희박한 상태의 혼합기를 실린더 안으로 밀어 넣고 강제로 태우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연소실 내부 혼합기의 농도 상태를 논할 때, 정해진 기준보다 연료가 더 많이 들어간 과농 상태를 “농후(Rich)”라고 부르고, 그 반대의 상태 즉 공기가 규정량보다 더 많이 유입된 상태를 “희박(Lean)”이라고 정의합니다. 린번(Lean Burn)이라는 기술 명칭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공연비를 이론 공연비보다 훨씬 희박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태울 수만 있다면, 결과적으로 엔진 내부로 투입되는 절대적인 연료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연료비가 크게 절감됩니다. 당연히 린번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의 경제성과 연비 효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양산 차에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들이 넘어야 할 거대한 기술적 장벽이 몇 가지 존재합니다.

🚨 린번 엔진 구현의 3대 기술적 난관 1) 점화의 한계: 공연비가 이론 공연비보다 희박한 혼합기 기류에는 일반적인 스파크 플러그에서 발생하는 작은 전기 불꽃만으로는 쉽게 불을 붙일 수(화염 전파) 없습니다.
2) 출력의 저하: 린번 상태로 엔진이 연소할 때는 이론 혼합기 기반으로 연소할 때보다 폭발 압력이 낮아 엔진의 절대적인 출력이 떨어집니다.
3) 유해 배기가스 분출: 연소실 내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배기가스의 유해 성분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Ox)의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시중에 린번 기술을 실용화한 자동차가 시판되어 도로를 달렸다는 것은,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들이 이러한 난관들을 기술적으로 제어해 냈다는 뜻입니다. 과연 어떤 공학적 해법으로 이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냈을까요?

1. 점화 불능의 극복: 성층급기(Stratified Air Supply)의 마술

먼저 혼합기가 너무 연해서 불이 잘 붙지 않는 점화 문제를 풀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소위 “성층급기(Stratified Air Supply)”라고 하는 약간은 속임수 같은 정밀 제어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불꽃이 직접 튀는 스파크 플러그 정밀 영역 주위에는 불이 아주 잘 붙도록 이론 공연비 혹은 이보다 더 진한(Rich) 혼합기를 집중 공급하고, 그 외곽 부분의 혼합기는 다소 희박(Lean)하게 형성하여, 연소실 전체의 평균적인 공연비는 최종적으로 희박하게 만드는 지능적인 개념입니다.

부연소실을 가진 엔진의 구조도

▲ 성층급기 방식의 예 (부연소실과 주연소실의 농도 층 구조)

다시 말해서 연소실 내부 혼합기의 농도를 균일하게 균질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지역별로 농도의 '층(Stratum)'을 두어 분배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과거 MPI(Multi-Point Injection) 엔진 시절에는 흡기 포트 내부 공기 통로에 특수한 돌기(Tumble/Swirl Valve)를 달아 엔진 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흡기 유동을 제어함으로써 스파크 플러그 주위에 진한 혼합기가 모이도록 유도했습니다.

반면 실린더 내부 직분사 방식인 GDI(Gasoline Direct Injection) 엔진의 경우에는 MPI보다 성층을 형성하기가 다소 수월합니다. GDI 구조의 대표 격인 'Spray-Guided' 방식의 경우, 스파크 플러그 바로 옆에서 초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인젝터의 분사 타이밍과 분사량을 초정밀 밀리초(ms) 단위로 제어하여 아주 손쉽게 무결점 성층급기 환경을 구현해 냅니다.

2. 출력 저하의 한계: 제어 맵(Map)을 통한 우회 전략

두 번째 과제인 린번 구동 시 엔진의 힘(출력)이 떨어지는 현상은 물리적인 법칙입니다. 혼합기가 희박하면 화염 연소 속도가 떨어지게 되고, 연소 속도가 저하되면 결과적으로 순간 연소를 지향하는 정적 사이클(Otto Cycle) 기반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통상 혼합기의 공연비가 이론치보다 약간 진한 0.9 부근일 때 화염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르며, 엔진은 가장 강력한 토크를 뿜어냅니다.)

엔지니어들은 이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보다 **'ECU 로직을 통한 우회(Avoidance)'** 전략을 택했습니다. 아무리 연비 효율이 좋은 린번 엔진이라 할지라도 자동차 본연의 최대 마력을 희생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속 페달을 어느 정해진 각도 이상 깊게 밟는 등 운전자가 강한 출력을 요구하는 순간에는, ECU가 즉시 린번 제어를 집어치우고 순식간에 이론 공연비 또는 농후(Rich) 공연비 모드로 전산 전환하여 연료를 공급합니다. 즉, 린번 엔진이라고 해서 모든 주행 영역을 희박하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정속 주행이나 경부하 영역에서만 린번을 활용하고 힘이 필요한 가속·고부하 영역에서는 여느 일반 엔진과 똑같이 파워풀하게 연소시키는 가변 제어 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3. 질소산화물(NOx) 폭증의 해결: 디녹스(De-NOx) 촉매와 ETC의 공조

마지막 남은 난관은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NOx)의 폭증입니다. 엔진 유해가스 삼총사(CO, HC, NOx) 중 일산화탄소(CO)와 탄화수소(HC)는 혼합기 내에 공기가 풍부한 린번 영역으로 진입하면 산소와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배출량이 현격히 줄어들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산소가 과잉 공급되는 희박 연소 환경에서는 연소실 내 질소와 산소가 격렬히 결합하며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이 역으로 치솟게 됩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후처리 장치 계통에 질소산화물만을 집중적으로 포획·저장하는 특수 촉매를 매립하게 되는데, 이를 “디녹스 촉매(De-NOx Catalyst / 흡장형 NOx 촉매)”라고 부릅니다. 이 장치는 기존의 삼원촉매와 달리, 희박 연소 중에 나오는 질소산화물을 임시로 내부에 꽉 머금고(Trap) 있다가 주기적으로 연료를 한 번씩 툭 많이 공급해 주는 농후(Rich) 연소 시퀀스를 가동하여, 그 순간 쏟아져 나오는 환원 가스를 통해 머금었던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N2) 가스로 환원시켜 배출하는 정화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Lean Burn 엔진의 디녹스 싸이클 원리도

디녹스(De-NOx) 촉매 환원을 위한 주기적 공연비 변동 파형

문제는 아래 제어 선로 그래프처럼 질소산화물 청소를 위해 주기적으로 공연비를 Rich하게 떨어트릴 때마다, 엔진이 발휘하는 물리적 토크(Torque)의 크기가 순간적으로 요동친다는 점입니다. 운전자가 페달을 가만히 밟고 있는데도 차가 울컥거리면 안 되므로, 엔지니어들은 이 환원 주기에 맞춰 스로틀 밸브를 미세하게 조절해 주면서 엔진이 내는 휠 토크가 마치 일정한 것처럼 완벽하게 위장 제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됩니다. 따라서 디녹스 촉매를 운용하려면 스로틀 밸브의 개도량이 운전자의 발바닥 케이블에 의해서 수동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ECU 전자신호에 의해 스스로 개도량을 초정밀 보정 제어하는 **ETC(Electronic Throttle Control · 전자제어 스로틀 밸브)** 시스템과의 전산 공조가 절대적인 필수 조건이 됩니다.

물론 시스템 복잡성과 단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엔진의 전체 맵 중에서 린번으로 운전되는 영역의 마진을 다소 좁게 타협하여 질소산화물 발생량 자체를 최소화한다면, 굳이 비싼 디녹스 촉매까지 달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실용적인 연비 효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린번 엔진은 이처럼 점화, 출력, 후처리 장치에 이르는 복잡다단한 물리적·전산적 한계들을 기어코 제어해 낸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들의 집요한 노력과 눈물겨운 밤샘 연구가 고스란히 배어 들어가 있는, 가솔린 내연기관 진화사에서 한 단계 우뚝 솟은 위대한 기술적 마일스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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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진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지금의 자동차 제어기술의 발전과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적어본 칼럼입니다. 1.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의 재현, SDV가 맞닥뜨린 진통 SDV(Software Defined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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