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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1부)

내가 어릴 적 자동차 구경을 참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동네에 멋진 차가 서 있으면 가장 먼저 운전석 유리창에 코를 붙이고 감상하던 곳이 있다. 바로 계기판에 붙은 속도계의 최고 숫자였다.

그 시절 어린아이였던 내게는 속도계에 적혀 있는 최고 숫자(예를 들면 180이나 220 같은)가 곧 그 차가 달릴 수 있는 실제 속도라 믿었고, 따라서 그 숫자가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차', '성능이 가공할 만한 차'로 여겨졌었다. 요즈음 그때를 생각하면 묘한 감정이 교차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자동차에 푹 빠져 살았기에 이제는 자동차 엔지니어가 되어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차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오지 않았나 하는 기특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때 내가 차에 미쳐있을 때 옆에 지금의 나와 같은 어른이 한 명 있어서 "김 군, 속도계 숫자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달리거나 좋은 차는 아니란다"라고 찬찬히 가르쳐주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 시절 소년의 순수한 호기심을 담아, 오늘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과연 자동차는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는 한없이 증가할까?

오른발에 힘을 주고 가속페달을 차 바닥에 닿도록 사정없이 밟고 있다면, 자동차의 속도는 물리적 한계 없이 우주선처럼 끝없이 치솟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여러분도 상식적으로, 혹은 직관적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배기량이 엄청난 슈퍼카라 할지라도 시속 300km나 400km 부근에서 거대한 가속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런 것일까? 왜 자동차는 아무리 페달을 밟아도 넘을 수 없는 '물리적 속도의 한계'를 가지는 것일까?

끝없이 펼쳐진 평평한 직선도로에서 우리가 아주 멋진 차의 운전석에 앉아 질주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차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여 점점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이 가속되는 과정을 잠시 머릿속에서 '정지 동작(Freeze Frame)'으로 딱 멈춰 세워놓고, 자동차의 각 역학적 파트에 작용하는 여러 형태의 '힘의 균형(Force Balance)'을 전산학적으로 분해해 보자.

1. ⚡ 추진력 (Propulsive Force): 차를 밀어붙이는 힘

자동차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며 가속되고 있다면, 분명히 어떤 강력한 에너지가 차를 앞으로 나아가게끔 밀고 있을 것이다. 이를 우리는 '추진력'이라고 부른다.

자동차가 제트기나 우주선과 다른 점은 명확하다. 공기를 가르고 뿜어내는 제트 엔진이 없다. 자동차는 오로지 타이어를 사이에 두고 도로와 물리적으로 접촉하며 달릴 뿐이다. 즉, 차가 가속되거나 감속될 때는 반드시 차와 도로의 경계선이 되는 '타이어와 지면의 접촉면'에서 힘의 전달이 일어난다.

자동차의 추진력


[가속] 도로가 타이어를 밀어내는 형태 (타이어가 도로를 뒤로 밀어냄) 
[감속] 도로가 타이어를 붙잡아 제동하는 형태

우리가 원하는 추진력이란 전자의 경우, 즉 차가 가속될 때 타이어가 도로 표면을 힘차게 뒤로 밀어내는 반작용 힘을 말한다. 물론 이 힘의 근원은 엔진의 실린더에서 폭발한 압력이 크랭크축을 돌리고, 파워트레인(변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의 여러 단계를 거쳐 바퀴로 전달되는 토크에서 비롯된다.

2. 🛡️ 저항력 (Resistance Force): 달리기를 가로막는 벽

저항력이란 추진력과는 정반대의 개념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달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브레이크성 외력이다. 따라서 항상 추진력의 주행 방향과 180도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엔진이라는 단 하나의 근원에서 나오는 추진력과 달리, 저항력은 대단히 복잡한 변수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 자동차가 속도를 올릴 때 마주하는 주요 저항력 중, 가장 지독하고 거대한 첫 번째 장벽이 바로 '공기저항력'이다.

🌪️ 공기저항력 (Aero Dynamic Resistance)

지구라는 대기권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물체는 움직임을 방해하는 공기 입자들의 저항을 받는다. 이 저항력은 물체의 형상과 속도에 따라 크기가 완벽하게 제어된다.

형상에 따라서는 일정한 고유값인 '공기저항계수(Cd)'가 정해지며, 움직이는 주행 속도에 따라서는 '속도의 제곱(v2)에 비례하는 무서운 특성을 가진다. 물체의 모양이 미끈한 물방울 형태의 유선형으로 잘 빠져 있으면 저항계수가 작고, 차량 형상이 각지거나 도어 미러, 와이퍼 등 여기저기 돌출부가 많으면 계수가 급격히 치솟는다.앞 모양이 유선형인 승용차들이 각진 트럭보다 공기저항을 훨씬 적게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제곱에 비례한다는 정밀한 물리 법칙 때문에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는 시속 50km로 달리는 차보다 공기저항을 단순히 2배가 아니라 4배(2x2)'나 더 받게 된다. 시속 200km가 되면 16배로 폭발한다. 이 유체역학적 메커니즘을 표준 공식으로 가시화하면 다음과 같다.

공기저항력 = 공기저항계수 x 1/2 x 공기밀도 x 전면투영면적 x 속도제곱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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