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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성의 결정체, 회전수 모순을 상쇄해주는 차동장치(Differential)와 4WD 차량에서의 작용

과거 후륜구동(FR) 방식이 자동차 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시절에는 뒷바퀴 사이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차축(Axle) 하우징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의 전륜구동(FF) 승용차들은 외관상 이 차축 장치가 보이지 않지만, 결코 없어진 것이 아니라 변속기(트랜스액슬) 하우징 내부로 매립되어 숨겨져 있을 따름입니다.

이 장치의 정식 명칭은 차동장치(Differential; 디퍼렌셜 기어)입니다. 파워트레인 공학에 몸담은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이 장치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의 천재성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단언컨대 인류 역사상 원자폭탄보다도 훨씬 위대하고 평화로운 발명이라 불러도 전혀 과찬이 아닐 것입니다.

1. 선회 운동의 모순과 '원자폭탄급' 발명의 당위성

자동차가 직선도로를 달릴 때는 좌우 바퀴의 회전 속도가 정확히 1:1로 일치합니다. 하지만 차가 스티어링 휠을 꺾어 코너(선회 운동)에 진입하는 순간, 기하학적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자동차 선회시의 운동을 나타낸 그림

도면에서 알 수 있듯이, 회전 중심축을 기준으로 안쪽 바퀴(Left-F)가 그려내는 회전 반경보다 바깥쪽 바퀴(Right-F)가 그려내는 회전 반경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바깥쪽 바퀴가 달려야 할 절대적인 거리가 길어지게 됩니다. 만약 좌우 바퀴가 하나의 단단한 쇠 파이프 축으로 꽁꽁 묶여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안쪽 바퀴는 과도하게 회전하여 대지 위에서 슬립(미끄러짐)을 일으킬 것이고, 바깥쪽 바퀴는 억지로 끌려가며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고 차체는 코너에서 제대로된 선회운동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차동장치는 바로 이 좌우 바퀴의 물리적 주행 거리 차이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자동 제어해 주는 아날로그 컴퓨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2 x Vc = Vl + Vr, 기하학적 지렛대의 수학적 원리

이 장치는 베벨 기어(Bevel Gear)들의 경이로운 조합을 통해, 하나의 입력축(프로펠러 샤프트 또는 변속기 출력단)으로 인가되는 동력을 두 개의 출력축(좌우 바퀴)으로 쪼개어 전달합니다. 이때 두 축간에 속도 차이가 필요하다면 이를 기계적으로 가변 시켜 줍니다.

이 복잡해 보이는 차동장치의 수학적 메커니즘을 가장 간단하고 직관적인 랙 앤 피니언(Rack & Pinion) 모델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차동장치의 원리를 나타낸 그림


가운데 매립된 원형 피니언 기어(차동 케이스)를 위쪽 방향으로 들어 올리면, 양쪽 랙 기어(좌우 바퀴 축)에 힘이 가해지며 같은 속도로 들려 올라갑니다.

하지만 코너링 상황을 모사하여 오른쪽 기어를 손으로 꽉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Lock)한 채로 가운데 기어를 강제로 들어 올리면, 피니언 기어가 고정된 오른쪽 톱니를 타고 스스로 자전(Spin)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반대편 왼쪽 기어는 가운데 기어가 올라가는 속도보다 정확히 '2배'의 속도로 증폭되어 들려 올라가게 됩니다. 이 기막힌 지렛대 시스템 사이에는 파워트레인 공학의 대원칙인 다음과 같은 공식이 항상 성립합니다.

                      2 x 가운데 기어 속도 (케이스 rpm) = 왼쪽 기어 속도 + 오른쪽 기어 속도

코너를 돌 때 안쪽 바퀴가 저항을 받아 속도가 20rpm줄어들면, 차동 공식에 의해 그 줄어든 회전수20pm이 고스란히 반대편 바깥쪽 바퀴로 인가되어 바깥 바퀴가 20rpm 더 빠르게 도는 마법이 일어나는 비결입니다.

3. 네 바퀴 굴림(4WD)과 센터 디퍼렌셜(Center Differential)의 필요성

이 차동의 법칙은 네 바퀴를 동시에 굴리는 사륜구동(4WD/AWD) 자동차로 범위를 확장하여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사륜구동 차량이 코너를 돌 때는 좌우 바퀴간의 거리 차이뿐만 아니라, 앞바퀴가 그려내는 궤적과 뒷바퀴가 그려내는 주행 거리의 차이(전후륜차)도 추가로 발생합니다.


센터 디프렌셜의 위치와 구조도

선회 시 앞바퀴의 회전 궤적이 뒷바퀴의 궤적보다 크며 앞바퀴가 뒷바퀴보다 훨씬 더 많이 달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전후륜의 회전 속도 모순을 흡수해 주지 않으면 구동 라인 내부에서 비틀림 응력이 차올라 차가 툭툭 걸리며 멈춰 서는 '타이트 코너 브레이킹(Tight Corner Braking)' 현상이 밸생하게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차축과 뒤차축 사이(중앙 동력 분배축)에 차동장치를 하나 더 달아주는데, 이것이 바로 '센터 디퍼렌셜 유닛(Center Differential Unit)'입니다.

상시 사륜구동이 아닌, 운전자가 레버로 선택하는 일시 사륜구동(Part-time 4WD) 차량의 경우 이 센터 디퍼렌셜 유닛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륜 모드를 켜고 아스팔트 코너를 돌면 핸들이 극도로 무거워지고 울컥거리는 피드백을 핸들을 통해 받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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