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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해킹 그 이후: 누가 무선 업데이트와 보안의 거대한 무게를 감당할 것인가?

 

이전 글에서 우리는 자동차의 제어권이 무선 통신망(SOTA/FOTA)을 타고 자동차 외부와 연결되면서, ‘자동차 해킹’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그림자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깊이 파이프라인 내부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자동차 산업만의 독특하고도 복잡한 구조적 딜레마와 마주하게 됩니다.

복잡하게 얽힌 자동차 생태계와 업데이트의 고차방정식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이나 삼성처럼 기기를 조립하는 제조사가 내부의 핵심 OS 소프트웨어까지 통째로 쥐고 수직 계열화하여 관리합니다. 그렇다 보니 일주일에 두세 번씩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다릅니다. 최종적으로 차를 조립해서 판매하는 브랜드(OEM)와, 그 차에 들어가는 핵심 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는 부품사(Tier 1)가 명확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현대차그룹처럼 예외적으로 고도의 수직 계열화를 유지하는 독특한 구조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시스템을 더 세분해 보면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집니다. 제어 시스템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나누어지는데, 때로는 그 안의 특정 핵심 소프트웨어가 또 다른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Tier 2 등)로부터 납품되기도 합니다. 수십, 수백 개의 하이테크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거미줄처럼 얽혀 하나의 자동차를 이루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스마트폰보다 시스템의 복잡도가 비교할 수 없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제어기 파편화 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할 업데이트의 경우의 수는 과연 얼마나 많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아주 무거운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수많은 무선 업데이트의 주도권을 과연 누가 쥐고 갈 것인가? 버전을 새로 내보낼 때마다 철통같은 사이버 보안 키(Security Key)를 절대 안전한 서버에 보관하고, 암호를 완벽히 관리하며, 이에 필요한 막대한 서버·통신 인프라 비용을 과연 누가 감당해 낼 것인가?"

거대한 후방 업무(Back-end)와 중소 업체의 아킬레스건

자동차 제어권이 외부와 연결되었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대화면 디스플레이 뒤편에 ‘방대한 규모의 후방 인프라 업무와 천문학적인 관리 비용’이라는 거대한 숙제가 남겨졌음을 뜻합니다. 인프라 비용도 비용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해킹이나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그 대미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기업의 존폐는 물론, 수많은 인명 피해와 법적 책임의 전압을 중소 규모의 업체들은 도저히 버텨낼 재간이 없습니다.

다행히 현대자동차, 폭스바겐(VW), 토요타(Toyota) 같은 글로벌 TOP OEM들과 보쉬(Bosch), 콘티넨탈(Continental), ZF 같은 메이저 TOP Tier 1들은 이 모든 인프라를 구축할 자본이 있고, 보안 서킷을 통제할 역량을 착실히 준비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압을 감당할 힘이 없는 중소 OEM이나 중소 Tier 1들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에게 남겨진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막대한 인프라 구축이 불가능하니, 결국 핵심 소프트웨어와 그 생명줄인 보안 시스템 전체를 거대 글로벌 테크 기업이나 외부 전문 업체에 통째로 맡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노장의 질문] 소프트웨어를 잃은 자동차 회사는 독립적일 수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자동차 공학의 philosophical(철학적)인 본질과 마주하게 됩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자동차의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와 보안 통제권을 자체 역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회사가 있다면, 과연 그 회사를 진정으로 독립적인 자동차 제조사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껍데기 하드웨어만 조립하고, 알맹이인 정신과 생명 제어권은 외부 플랫폼에 종속된 하청 공장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요?

SDV와 외부 연결성이라는 화려한 구호 뒤에는, 이처럼 산업의 헤게모니를 뒤흔드는 가혹하고도 복잡한 생태계 문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칼럼] DCAS의 출현으로 본 자동차 잔혹사와 기술 통합의 방향: SDV 시대,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이 던지는 메시지

38년간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진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지금의 자동차 제어기술의 발전과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적어본 칼럼입니다. 1.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의 재현, SDV가 맞닥뜨린 진통 SDV(Software Defined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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