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x 칼럼 (2편): [공간의 재편] 다음 타자는 공간과 인프라다

1편에서 SDV와 SDF를 이야기했었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SDx가 지금은 모빌리티와 공장을 장악하고 있다. 어느 한 회사에서 이런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면 멈출 수가 없다. 좋아서 따라간다기보다는 따라가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가 사라져 도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면 SDV와 SDF가 자리를 잡고 나면 다음은 어디로 번져나갈까? SDH(Software Defined Home), SDB(Software Defined Building), SDG(Software Defined Grid),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스마트 시티(SD-City)가 될 것이라고 본다.

SDH는 이미 그 징조가 뚜렷이 보인다. 삼성과 LG가 모듈러 주택이나 스마트 홈 솔루션을 들고 시장에 나오는 것을 보면 미래 주거 시장에 대한 이들의 관심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 표준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Matter와 Thread 덕분에 기존 집에서 사용하던 스위치, 전등, 릴레이 등이 무선 통신 버전으로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이들은 삼성 SmartThings, 애플 홈, 구글 홈 등의 플랫폼과 완벽히 호환된다.

SDx의 발전단계를 나타내는 인포그래픽


내가 사는 집이 스마트 홈 시스템을 갖추면 나쁠 것은 없다. 집이라는 공간을 개인적인 취향에 가장 적합하게 맞추어 줄 것이고, 가장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조성해 준다. 마치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집사 한 명을 고용한 효과를 SDH 시스템이 만들어주는 셈이다. 나아가 가사도우미 로봇이 도입되면 이 로봇에게 물리적인 집사의 일까지 넘겨줄 수도 있다.

개인 주거 공간인 집보다 업무 공간으로 쓰이는 빌딩(SDB)에서는 Software Defined의 효과를 훨씬 광범위하게 체감할 수 있다. 'Agile Workplace'로서 공간을 시간과 목적에 따라 나누어 최적화된 환경으로 가변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출입 카드를 태그하는 대신, 거주자의 모바일 크레덴셜(UWB/BLE)을 인식해 로비 스피드게이트 통과부터 최적 엘리베이터 자동 배차, 본인 업무 공간의 조명 및 온도 사전 세팅까지 대기 시간 없이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또한 빌딩 주요 설비의 상태를 센서로 실시간 감지하여 고장을 미리 막는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도 가능해진다.

SDG의 필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전력망은 상세하게 제어할수록 에너지 사용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전력 소비 시간대, 지역, 발전소의 위치, 전기차와의 양방향 전력 교환(V2G), 그리고 기상 상태와 예보를 종합 분석해 매 순간 최적의 에너지 배분을 수행한다면, 과거 주먹구구식 그리드 관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효율적으로 지역사회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SDx로의 거대한 변화가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만 할까?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도약의 혜택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온전히 누릴 수 있을까?

플랫폼 자본주의: 그 시절의 수탈에서 디지털 트윈까지

내가 대학교에 들어갔던 그 시절에는 소위 '의식화' 교육이 유행이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공산주의란 무엇인가, 군사 독재에 맞서야 하는 이유, 이런 것이 있었고 이와 더불어 갖가지 정치·경제적 이론이 의식화된 선배들에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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