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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기술사에서 독일 MBA까지: 기술에 경영을 더해 글로벌 PM이 되다

 

내 지식의 한계를 시험하려다 거머쥔 '차량기술사'

대학 시절 자동차정비기사 자격을 취득하며 엔지니어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현업에서 치열하게 구르며 경력을 쌓아가던 중, 1996년 보쉬코리아(Bosch Korea) 재직 시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내가 무엇을 정확히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 내 지식의 지도를 그려보고 제대로 한 번 정리해 보자.'

그렇게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자료들을 밤낮으로 집대성해 나만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이왕 이렇게 치열하게 정리해 본 거, 내 한계를 시험해 보자는 마음으로 '차량기술사' 시험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덜컥 한 번에 합격 통지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차량기술사 등록번호: 96147100002R)

대한민국 기술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 정점의 명예를 얻은 순간이었지요. 비록 그 이후 커리어의 거의 대부분을 독일 본사에서 시스템 개발을 하며 보내느라, 이 기술사 자격증이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에서 직접 쓰인 일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제 기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증명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았던 에스링겐(Esslingen) 대학원 MBA 도전

그렇게 독일 보쉬 본사에서 뼛속까지 엔지니어로만 살아가던 제게 2002년, 인생의 두 번째 거대한 대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현업을 잠시 내려놓고, 1년간 독일 에스링겐(Esslingen) 대학원 MBA 과정에 입학하게 된 것입니다.

평생 차가운 기계 메커니즘과 제어 로직, 파라메터만 들여다보던 순수 엔지니어에게 경영학의 세계는 그야말로 외계나 다름없었습니다.

금융(Financing), 관리회계(Controlling), 인사관리(Human Resource Management) 등 생전 처음 접하는 용어와 개념들이 매일 쏟아졌습니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할 때마다 정말이지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다'는 통증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숫자와 로직으로 떨어지지 않는 인간 사회와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변속기의 기어 소음을 잡는 것보다 훨씬 더 고차원적인 스트레스였습니다.

독일 Esslingen 대학에서 MBA교육을 받는 필자의 모습


기술(Engineering)에 경영(Business)을 더했을 때 열린 시야

하지만 눈물겨운 사투 끝에 무사히 졸업장을 품에 안았을 때, 제 눈앞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경영학을 배우고 나니 비로소 글로벌 거대 기업의 프로젝트 계산(Project Calculation)이 어떤 구조로 굴러가는지, 회사의 거대한 자금줄과 돈은 어떻게 순환하는지 상식보다 훨씬 더 깊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어떻게 하면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까'만 고민하는 엔지니어였다면, MBA 이후에는 '이 기술이 회사의 재무 구조와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줄 것인가'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눈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이 눈부신 시야의 확장은 저를 단순한 테크니션을 넘어, 거대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매니저(PM)'의 길로 당당히 올라서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만약 그때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익숙한 엔지니어링의 세계에만 안주했더라면, 결코 맛보지 못했을 성취였습니다. 내 분야의 전문성을 단단히 다진 후, 낯선 영역으로 과감히 외연을 확장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체된 커리어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가장 확실한 열쇠임을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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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진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엔지니어의 시각으로 지금의 자동차 제어기술의 발전과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적어본 칼럼입니다. 1. 150년 전 붉은 깃발법의 재현, SDV가 맞닥뜨린 진통 SDV(Software Defined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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