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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의 도시 토리노에서 만난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드라이버

자동차 디자인의 메카이자 피아트(FIAT)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이탈리아 토리노(Torino). 그곳에서 내가 몸담고 있던 회사 섀시 컨트롤 디비전(Chassis Control Division)의 거대한 글로벌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정예 엔지니어들이 모인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바로 토리노 국립 자동차 박물관을 방문하는 이벤트였죠.

솔직히 냉정하게 보면, 내가 오랜 시간 출퇴근하며 지켜보았던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비해서는 전시물의 보존 상태나 전시된 차량의 볼륨,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정교함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피아트와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로 대변되는 이탈리아 자동차 특유의 뜨거운 감성과 뼈대 굵은 역사를 온몸으로 느끼기에는 차고 넘쳤습니다.

수많은 명차 사이를 거닐던 중, 내 머릿속에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최초의 '운전면허증'에 관한 기록입니다.

1. 1913년, 이탈리아 최초의 라이더는 '여성'이었다

박물관 한구석에서 내 시선을 완벽하게 잡은 것은 1913년 이탈리아 최초로 공식 발급된 운전면허 서류였습니다. 더욱 경이로운 사실은, 이 역사적인 최초 면허를 발급받은 주인공이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는 점입니다.

기록을 역산해 보니 이 여장부께서는 1913년에 이미 실질적인 면허 자격을 취득하셨다고 합니다. 2026년인 오늘날을 기점으로 계측해 보면, 만약 지금까지 살아 계신다면 자그마치 130세 정도는 되셨을 고대 조상님 드라이버이신 셈이죠. 마초의 나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문명의 첫 발걸음을 여성이 떼어놓았다는 사실은, 시공간을 초월해 지켜보는 늙은 엔지니어의 가슴을 기분 좋게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투린 자동차 박물관의 이태리 1호 면허증 사진


2. 토리노의 렌즈에 담아온 옛 시대의 유산들

이 최초의 여성 드라이버 사진과 면허증 서류 외에도, 박물관 내부에는 당시 엔지니어들의 치열한 아날로그 설계 철학이 고스란히 박혀있는 귀한 명차들이 즐비했습니다. 기계식 섀시 공학의 태동기를 증명하듯, 투박하지만 저마다의 독창적인 기어비와 링크 구조를 뽐내던 옛날 차들의 모습을 내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아래 이어지는 12장의 사진들은 백 년 전 이탈리아 도로 위를 호령하던 철마들 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당시 엔지니어들의 숨결을 한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 이탈리아 자동차의 메카, 토리노 박물관 현장 스냅샷 (12장의 갤러리)

투린 자동차 박물관 외부전경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1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2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3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4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5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6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7 (미쉐린 타이어)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8(페라리)

투린 자동차 박물관 전시자동차-9

독일의 자동차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무결한 '논리와 정밀 제어의 전압'으로 달린다면, 이탈리아의 자동차는 도로 위를 캔버스 삼아 달리는 '예술과 인간의 열정'에 가깝습니다. 1913년의 그 여성 드라이버가 면허증을 품에 안고 토리노의 거리를 처음 나섰을 때의 그 엔진은 과연 얼마나 뜨거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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